첫 해외 출장 도전기: 언어 장벽과 문화 충격 극복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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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4년 말, 나는 처음으로 해외 출장을 떠나야 하는 기회를 얻었다. 출장지는 독일 함부르크(Hamburg)의 한 자동차 부품 전시회였는데, 그동안 해외 경험이라곤 단 한 번의 개인 여행이 전부였기에 설렘과 긴장감이 교차했다. 특히 영어는 중학교 이후로 많이 쓰지 않았고, 독일어는 전혀 공부한 적이 없었기에 언어 장벽이 가장 큰 걱정거리였다.

출발 전 준비
출장 신청이 확정되자마자 회사에서 제시한 출장 일정과 방문 기업 목록을 검토했다. 주요 미팅은 영어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독일 현지 파트너와 간단한 소통은 독일어로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급하게 온라인 독일어 기초 강좌를 결제해 하루 1시간씩 기본 인사말, 숫자, 날짜, 간단한 질문과 답변 패턴을 익혔다. 영어 회화 능력은 오랜 시간 사용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기에, 출장 2주 전에 회사 내부에서 제공하는 영어 프레젠테이션 교정 서비스를 신청해 PT 자료를 자연스럽게 고치고, 예상 질문 리스트에 답변을 준비했다.

또한 문화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독일 비즈니스 매너, 식사 예절, 공공장소 내 규칙(예: 쓰레기 분리 수거, 늦은 시간 조용히 하기 등)을 인터넷 블로그와 유튜브를 통해 공부했다. 예상 경비와 현지 교통편, 숙소 위치를 파악하며, 출발 전까지 지도 앱에 주요 목적지를 북마크해두었다.

현지 공항 도착과 첫인상
2024년 11월 중순, 인천공항에서 함부르크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다. 이륙과 동시에 오는 첫 해외 출장은 실제로 어떤 모습일지 상상하며 긴장했다. 함부르크 국제공항에 도착했을 때, 공항 직원 대부분이 영어로 친절히 응대해주어 의외로 큰 언어적 어려움은 없었다. 다만 공항 내 지하철 티켓 발매기 설명이 독일어로만 안내돼 있어 한 번 헤매기도 했지만, 주변에 도움을 요청해 간신히 티켓을 발급받았다.

공항에서 시내로 이동하는 S-Bahn(도시철도)은 예정대로 잘 찾아 탔고, 숙소인 시내 중심부의 소규모 비즈니스 호텔에 체크인했다. 호텔 직원은 기본적인 영어만 가능했지만, 간단한 이모지와 번역 앱을 활용해 필요한 문의를 모두 해결할 수 있었다.

업무 첫날: 언어 장벽과 실시간 번역 앱
전시회 첫날 아침, 전시장 입구에서 현장 등록을 마치고 부스를 찾았다. 독일 현지 파트너사와의 첫 미팅은 영어가 주 언어였으나, 독일어를 모국어로 하는 현지 엔지니어 몇 명도 섞여 있었다. 이때 비로소 내가 준비한 독일어 인사말인 “Guten Morgen”(좋은 아침입니다), “Wie geht es Ihnen?”(안녕하세요?) 등을 짧게나마 사용해 보았다. 상대방 반응은 생각보다 긍정적이었고, “Danke”(감사합니다), “Bitte”(천만에요) 등 기본 표현 정도는 대화 중간중간 익힌 대로 사용했다.

하지만 기술적인 설명이 오갈 때는 실시간 번역 앱이 큰 도움을 주었다. 현장에서는 Google Translate 대화를 실시간 음성 인식 모드로 켜 두고, 나와 상대방이 앱에 말을 하면 번역된 문장을 이어서 출력했다. 물론 억양과 발음에 따라 오역이 종종 발생했으나, 부족한 영어 실력을 보완해 주는 수준으로는 충분했다. 몇 차례 오해가 생기자, 관련 내용을 추가로 메신저로 텍스트화해 공유하며 오해를 줄였다.

문화 충격: 식사 예절과 네트워킹
전시회가 끝난 뒤, 현지 파트너사에서 저녁 만찬에 초청해 주었다. 독일 비즈니스 저녁은 정해진 코스 메뉴로 진행됐는데, 식탁 매너가 한국과 달라 긴장됐다. 포크와 나이프를 들고 음식을 한입씩 자르고, 식사 중간에 식기를 테이블 위에 두는 방식이 낯설었지만, 나름 주변 사람 시선을 관찰하며 최대한 맞추려 애썼다. 또한 대화 주제도 스포츠, 날씨, 문화 등 비교적 가벼운 내용으로 시작해 자연스럽게 비즈니스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짧은 독일어 인사말과 가벼운 농담이 오가자 분위기는 금세 부드러워졌고, 나는 동료 직원들과 함께 현지 네트워킹을 즐길 수 있었다.

또 한 가지 충격적이었던 것은 저녁 식사 후 직원이 나에게 “Möchten Sie noch ein Bier?”(맥주 한잔 더 하시겠어요?)라고 묻는 것이었다. 한국 비즈니스 문화에서는 저녁 회식 자리에서 술 권유가 흔하지만, 독일은 식사 내내 맥주나 와인을 곁들이는 게 자연스러운 일상이었다. 처음에는 맥주 잔을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긴장했으나, 맛을 음미하며 현지 분위기에 적응하니 어색함이 사라졌다.

출장 마무리: 성취감과 성장
출장 마지막 날, 나는 전시회 현장에서 만난 여러 바이어와 교류하면서 짧은 영어 프레젠테이션도 무사히 마쳤다. 현지 엔지니어와 기술 세부사항을 심도 있게 논의하며, 번역 앱과 간단한 독일어 표현이 큰 도움이 되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마지막 미팅이 끝난 후, 파트너사 대표는 “Sie haben einen großartigen Job gemacht”(훌륭한 일을 해냈습니다)라며 칭찬해 주었고, 나는 출장 전 불안했던 마음이 뿌듯한 성취감으로 바뀌는 것을 느꼈다.

출장을 통해 얻은 가장 큰 배운 점은 ‘준비의 중요성’이었다. 최소한의 독일어 표현을 익히고, 비즈니스 문화 차이를 사전에 파악해 두었기에 현지에서 긴장을 덜 수 있었다. 또한 실시간 번역 앱을 적재적소에 활용함으로써 언어 장벽을 완화했고, 현지 네트워킹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대화에 참여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해외 출장이 있을 때는 사전 문화 조사와 기본 언어 학습, 디지털 도구 활용을 병행해 보다 성공적인 비즈니스 경험을 쌓아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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