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랫동안 체중 관리와 건강 관리를 고민해 왔는데, 2024년 6월부터 ‘한 달간 식물 기반 비건(Vegan) 다이어트’를 시작해보기로 결심했다. 비건 식단은 육류·어패류·유제품·달걀·꿀 등 모든 동물성 식품을 배제하고, 식물성 식품(곡류·콩류·채소·과일·견과류 등)만 섭취하는 방식이다. 건강과 환경 보호, 동물권 존중이라는 윤리적 이유로 비건을 선택하기도 하지만, 나는 주로 체중 감량과 장 건강 개선을 목적으로 도전했다.
1. 준비 과정과 목표 설정
먼저 일반식을 모두 비건으로 전환하기 전에 일주일간 플렉시테리언(Flexitarian) 식단을 시도해 보았다. 플렉시테리언은 주로 식물성 식품을 먹되, 가끔씩 동물성 식품을 허용하는 방식으로 부담을 줄이고 적응 단계를 거치기 위한 전략이다. 이 기간 동안에는 동물성 단백질 섭취를 주 2회 이하로 제한하고, 점차 식물성 단백질(콩·두부·렌틸콩 등) 비중을 늘렸다.
메인 목표는 한 달간 체중 3kg 감량과 장내 유익균 증식을 통한 소화 기능 개선이었다. 이를 위해 매일 식사 기록을 작성해 칼로리와 영양소를 계산했고, 일주일에 최소 3회 유산소 운동(조깅·홈 트레이닝)을 병행했다. 또한 비타민 B12·철분 보충제 복용과 단백질 섭취량(체중 kg당 0.8g 이상) 유지에도 신경 썼다.
2. 한 달 식단 구성 및 변화
- 1주차(적응기): 아침은 과일·견과류·오트밀 바나나 스무디, 점심은 혼합 채소 샐러드에 병아리콩과 아보카도를 얹은 식사, 저녁은 현미밥과 두부 스테이크·채소 스튜로 구성했다. 단백질 부족을 느껴 두부·콩류를 평소보다 50% 추가했고, 가끔 소량의 단백질 파우더(비건용)로 보강했다. 첫 3일간은 포만감이 적어 배고픔을 자주 느꼈으나, 4일 차부터 소화가 원활해지고 몸이 가볍다는 느낌을 받았다.
- 2주차(안정기): 식단에 렌틸콩·퀴노아·병아리콩 같은 곡류와 콩류를 다양하게 추가했다. 아침에는 퀴노아 베리 보울(퀴노아·각종 베리류·아몬드 조각), 점심에는 비건 버거(통곡물 번, 버섯 패티·비건 치즈·토마토·상추)와 고구마, 저녁에는 두부 야채 볶음과 현미밥을 섭취했다. 이 시기부터 소화 기능이 눈에 띄게 개선됐으며, 하루 평균 배변 횟수가 1.5회로 증가했다. 체중은 시작일 기준 1kg 감소했다.
- 3주차(정착기): 중간 간식으로 오이·셀러리 스틱, 후무스(병아리콩·참깨)를 곁들여 섭취하거나, 비건 프로틴 바를 이용했다. 점심은 외식이 불가피한 날이 많았는데, 비건 옵션을 제공하는 샐러드 바·비건 카페를 찾아서 식사했다. 비건 피자(두부 베이스 치즈, 채소 토핑)도 가끔씩 즐겼다. 이 시기부터 피부 트러블이 줄어들었고, 아침 기상 시에 개운한 느낌이 들었다. 체중은 시작 대비 2kg 감소했다.
- 4주차(안정화 및 평가): 식단은 크게 변하지 않았으나, 채소와 곡물 위주에서 견과류·치아씨드 등 슈퍼푸드를 추가해 영양소 균형을 맞췄다. 매일 물 2리터 이상을 섭취하며 수분 공급에 집중했고, 저녁에는 가벼운 요가 및 스트레칭을 병행했다. 덕분에 숙면 시간이 평균 20분가량 늘어났고, 아침에 개운함이 체감됐다. 최종적으로 한 달간 2.8kg 감량(시작 시 68.5kg → 종료 시 65.7kg)을 달성했다.
3. 장단점 솔직 리뷰
- 장점
- 체중 감량: 낮은 칼로리 밀도와 풍부한 식이섬유 덕분에 포만감을 유지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칼로리 섭취량이 줄어들어 체중 감량에 성공했다.
- 장 건강 개선: 식이섬유가 많은 식단 덕분에 배변 활동이 원활해졌고, 소화 불량이나 속쓰림이 줄어들었다.
- 피부 개선: 가공식품·고지방 동물성 식품을 줄이고 항산화 물질이 풍부한 채소·과일 섭취가 증가하면서, 여드름 등의 피부 트러블이 완화됐다.
- 환경적·윤리적 만족감: 동물성 식품 소비를 줄임으로써 환경 부담을 감소시키고, 동물권 문제에 대한 윤리적 책임감을 느낄 수 있었다.
- 단점
- 영양 불균형 위험: 비타민 B12, 철분, 아연, 칼슘, 오메가-3 지방산 등 일부 영양소가 부족하기 쉽다. 특히 철분 섭취가 적어져 페리틴(ferritin) 수치가 약간 감소했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철분 보충제를 섭취해야 했다.
- 식사 준비 시간 증가: 외식 시 비건 메뉴가 제한적이거나 가격이 높아 직접 요리하는 시간이 많이 들었다. 평소보다 장보는 시간이 늘었고, 식단 계획에 신경 쓸 일이 많았다.
- 사회적 제약: 동료나 친구들과 외식할 때 메뉴 선택지가 제한되어 아쉽거나 불편한 상황이 있었다. 특히 가족 모임에서 유일하게 비건 식단을 따르자, 준비된 음식과 상관없이 따로 챙겨야 하는 불편이 있었다.
- 에너지 저하 초기 증상: 첫 1~2주간은 단백질·지방 섭취가 부족해진 탓인지 일시적으로 피로감과 근력 저하를 느꼈다. 이 시기 고단백 식물성 식품(콩류·두부·견과류)을 충분히 섭취하고, 저항운동을 병행함으로써 점차 회복됐지만, 초반 적응기는 다소 힘들었다.
4. 결론 및 앞으로의 계획
한 달간 식물 기반 비건 다이어트 체험은 나에게 신체적·정신적 변화를 동시에 안겨주었다. 단기적으로 체중 감량과 장 건강 개선, 피부 트러블 완화라는 긍정적 효과를 얻었지만, 장기적으로 비타민 B12·철분 등의 결핍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앞으로는 ‘플렉시테리언 다이어트’로 전환하여, 주중에는 주로 식물 기반 식단을 유지하되 주말이나 사회적 모임에서는 생선·달걀 등 일부 동물성 식품을 허용해 영양 균형을 맞출 계획이다.
이 경험을 통해 얻은 가장 큰 교훈은 균형 잡힌 식단의 중요성이다. 지나치게 한 가지 식단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건강 상태와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유연하게 식단을 조정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다이어트의 핵심이다. 또한 주변 사람들에게도 미리 식단 변화를 알려 불편을 최소화하고, 비건 옵션을 제공하는 식당 정보를 공유하며 함께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결국 비건 다이어트는 단순한 체중 감량을 넘어서 식습관에 대한 인식을 바꿔 주었다. 건강과 환경, 윤리적 가치를 함께 고려하는 식생활은 앞으로도 나의 중요한 생활 가치로 남을 것이며,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삶의 방식을 추구하고자 한다.